그러니까 작년 10월말이었으니 어느새 6개월 정도가 지난일이다. 비진도 섬 산행을 하기위해 직장동료들과 1박2일 계획으로
집을 나섰다. 그때만 해도 정말 오랜만에 멀리 여행도 하고 바닷바람도 쏘이게 되니 기분이 UP되어 날라 갈 것 같은 심정이었다.
통영바닷가에 왔으니 회에다 소주 한잔 안할 수 없다하며 횟집을 찾아 들어간 것 까진 정해진 코스대로였다.
그런데 문제는 그때부터이다.
돔,방어회에 술 두어잔 정말 맛있게 먹고 매운탕이 나와서 시장한 김에 밥에 매운탕 국물을 넣고 정신없이 먹다가 일이 터지고
말았다. 목에 생선가시가 걸리고 만 것인데 그것도 뼈가 억세다는 방어가시가 걸려버린 것이다. 그때부턴 더 이상 먹지도 못하고
극심한 목통증에 시달려야 했음은 당연하질 않은가? 정말 그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지만 맛있게들 먹고 있는 동료들에게
미안하여 꾹 참고 목만 만지고 있을 수 밖에....
모두들 식사를 마친 후 도저히 못 견디겠으니 병원에 가 가시를 제거해야겠다고 동료들에게 얘기하였다. 가까운 동료 3명과 제일
가깝다는 통영OO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아 접수를 하고 의사의 진료를 받았다. 의사가 목을 들여다보더니 식도로 넘어가 가시가
안보이니 전문의가가 있는 진주OOOO병원에 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한다. 깜깜한 밤에 그렇게 먼 진주까지?..
막막할 뿐이었으나 목에 걸린 가시는 점점 깊이 박히는지 통증이 심하게 엄습해 오고 있는것이 아닌가?
할 수 없이 동료들과 차로 30~40분 거리에 있는 진주OOOO병원으로 달려 응급실에 접수하고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았다.
입을 벌려 목구멍 속에 있는 가시를 핀셋으로 꺼내려 시도하더니 식도로 넘어가 보이지 않게 걸려있어 빼낼 수 없다는게 문제였다.
입원하고 다음날 응급 CT를 찍어 가시가 걸린 위치를 살펴본 뒤에 위내시경을 하며 직접 찾아서 내시경 집게로 꺼내야 한다고 한다.
산 넘어 산이 이런 경우에 하는 말이지 싶고 막막하기만 했다.
응급이라 보험적용도 안되어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얼른 결정을 해야 했다. 내일 비진도행 여객선을 타야하는 동행한 동료들도 갑갑
하긴 마찬가지라 나만 쳐다보고 있으니 더욱 미안해서 더 이상 민폐를 끼치고 싶지도 않았다. 식도를 상하겐 할 수 있어도 죽지는
않는다는 의사의 한마디에 용기를 내어 입원을 마다하고 일단 내일까지 견뎌보는걸로 마음을 정했다. 못 견디면 내일 아침 일찍 다시
찾겠다고 하고 다시 승용차를 달려 통영으로 돌아왔다.
물도 삼키기 어려운 목을 가까스로 견디며 숙소에서 하룻밤을 지내고나도 통증은 여전하였으나 동료들의 일정을 망칠 수는 없었다.
나 혼자는 돌아갈 수도 없는 처지라 여객선터미널에서 아침 07시 비진도행 여객선을 탔다. 비진도에 도착하여 모두들 아침식사를
해결하려 하는데 조그마한 섬이라서 그런지 식당을 찾았으나 아예 없었다. 구멍가게에서 물어보니 라면정도는 끓여줄 수 있다하여
라면을 시켰고 나도 아픈 목을 다스리며 천천히 먹었는데 아! 이게 웬일인고?
처음엔 목이 심하게 아프더니 이내 괜찮아지는게 아닌가? 다시 라면을 먹어봐도 극심하던 통증은 사라지고 없었다. 라면줄기에
가시가 딸려 내려간 것이었으니 캄캄한 밤에 광명천지를 만난 기분이었다. 모두들 추측하길 식도에 걸린 가시가 수면중에 위산의
작용으로 조금 녹았기 때문에 목에서 빠졌을 것이라 했다. 너무너무 기뻤고 동료들은 나보다 더 좋아했으니 산수가 수려한 비진도
섬 산행도 즐겁게 마칠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지금 생각하니 하나의 재미있는 추억도 되었지만 가시가 빠지지 않고 계속 걸려 있었다면 그 아름다운 섬구경은 물론 못했을것이다.
또한 고통으로 인해 부담스러운 섬산행은 엉망이 되었을 것은 뻔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이제와서 고생했던 그 때 그 순간을 곰곰이
되새겨보니 조그만 부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걸 새삼스레 느꼈다. 정말이지
다신 겪고 싶지 않은 악몽 같은 시간이었음을 이젠 밝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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